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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리뷰] 아드벡 10년|강한 피트와 바닐라·맥아 단맛의 균형

잔에 코를 가까이 가져가면 과일이나 달콤한 향보다 재와 장작, 타르를 연상시키는 짙은 스모크가 먼저 다가옵니다. 그 뒤로는 소독약과 멘톨처럼 서늘하고 날카로운 향이 이어집니다.피트 위스키를 처음 접한다면 이것을 낯설거나 거친 향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드벡 10년(Ardbeg Ten Years Old)에서는 바로 이 향들이 결점이 아니라 위스키의 중심을 이룹니다.다만 아드벡 10년이 단순히 연기만 강한 위스키는 아닙니다. 강하고 드라이한 피트 아래에서 바닐라와 맥아의 단맛이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나며, 오일리한 질감이 두 요소를 연결합니다.마시기 편해서 권하는 입문용 위스키는 아닙니다. 피트 위스키의 정석적인 표현이 무엇인지 알고 싶을 때 권하고 싶은 한 병입니다.1. Bottling NoteCa..

ISC란? 증류주에 특화된 세계적인 주류 품평회

술병을 살펴보다 보면 라벨이나 패키지에 ISC라는 글자와 함께 금색·은색 메달 표시가 붙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ISC는 International Spirits Challenge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는 ‘국제 증류주 품평회’ 정도로 옮길 수 있습니다.이름이 비슷한 IWSC가 와인과 증류주를 함께 평가한다면, ISC는 위스키·럼·진·보드카·브랜디·아가베 증류주를 비롯한 스피릿 분야에 특화된 국제 대회입니다. 최근에는 저알코올·무알코올 증류주와 믹서, 프리믹스 드링크, 디자인·패키징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2025년 30주년을 맞았으며, 2026년에는 31회 대회가 열렸습니다. 매년 70개국 이상에서 수천 종의 제품이 출품되는 장기 운영 국제 주류대회입니다.이번 글에서는 ISC가 어떤 대회인..

바의 칵테일은 왜 비쌀까? 한 잔의 가격에 담긴 보이지 않는 가치

바에서 칵테일 메뉴를 펼쳐보면 한 잔에 1만 원대 후반, 때로는 2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을 만나게 됩니다.마트나 주류 매장에서 술 한 병의 가격을 알고 있다면 더욱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 잔에 들어가는 술은 수십 밀리리터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깁니다.이러한 부담은 충분히 자연스럽습니다. 칵테일 가격을 보고 우리가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잔 안에 담긴 술과 주스, 얼음 정도이기 때문입니다.그러나 바가 판매하는 한 잔의 가격은 재료의 원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손님은 잔 안에 담긴 재료를 보지만, 업장은 그 한 잔이 만들어지기까지 필요한 모든 비용을 감당합니다.이번 글에서는 바의 칵테일이 왜 비싼지, 그리고 어떤 한 잔이 그 가격만큼의 가치를 가질..

[Whisky Word] 논칠필터드 (Non-Chill Filtered)

위스키 라벨을 살펴보면 ‘Non Chill-Filtered’ 또는 ‘Non-Chill Filtered’라는 표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국내에서는 논칠필터드, 넌칠필터드 또는 비냉각 여과라고 부릅니다.이 표현을 위스키 원액을 전혀 거르지 않았다는 뜻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논칠필터드 위스키가 무조건 더 진하고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하지만 논칠필터드는 위스키의 등급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병입 전에 실시하는 특정한 여과 과정을 생략했다는 의미입니다.오늘의 위스키 워드는 논칠필터드(Non-Chill Filtered)입니다.논칠필터드 한눈에 보기구분내용영문Non-Chill Filtered한국어비냉각 여과의미위스키를 차갑게 만들어 혼탁 성분을 제거하는 냉각 여과를 하지 않음혼탁 원인지방산 에스테르 등의 ..

위클리 드링크 리포트 VOL.01|26년 9월 첫째 주 - 스카치 공급 과잉과 RTD의 성장

위클리 드링크 리포트 VOL.01스카치 공급 과잉과 RTD의 성장한 주 동안 세계 주류시장과 칵테일 업계에서 벌어진 중요한 변화를 골라 그 의미까지 살펴보는 ‘위클리 드링크 리포트’입니다.단순한 신제품 출시나 브랜드 홍보보다는 실제 주류시장과 바의 운영, 그리고 소비자의 음용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식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2026년 9월 첫째 주의 흐름은 비교적 분명했습니다.위스키를 비롯한 전통 증류주 시장은 높은 재고와 소비 둔화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 반면, RTD 칵테일과 새로운 음용 방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이번 주 한 문장 요약사람들은 무조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적게 사고 더 간편하게 마시며 한 잔의 이유를 더욱 꼼꼼하게 따지고 있습니다.1. 스코틀랜드 숙..

[세계 위스키 지도] 대만 위스키|빠른 숙성만으로 카발란을 설명할 수 있을까?

위스키의 품질을 판단할 때 숙성연수는 여전히 강한 기준으로 작용합니다.12년이나 18년처럼 익숙한 숫자가 표시되어 있으면 안심이 되고, 숙성연수가 표시되지 않은 NAS 위스키는 상대적으로 어리거나 부족한 제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그런데 대만 위스키, 특히 카발란(Kavalan)을 마시면 이러한 기준이 흔들립니다.카발란의 기본 제품에서는 잘 익은 열대과일을 연상시키는 향이 비교적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고도수 싱글 캐스크 제품인 솔리스트(Solist)에서는 셰리와 와인 캐스크의 풍미, 높은 도수와 밀도감이 한층 강하게 드러납니다.그렇다고 대만 위스키를 단순히 ‘짧은 기간에 오래된 위스키의 맛을 만드는 술’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대만의 아열대 숙성은 스코틀랜드 장기 숙성의 압축판이라기보다, ..

맛있는 칵테일의 균형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산미·단맛·알코올·희석의 원리

맛있는 칵테일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습니다.바로 ‘균형이 좋다’는 표현입니다.하지만 칵테일에서 말하는 균형은 모든 맛이 같은 세기로 느껴지는 상태가 아닙니다. 산미와 단맛을 똑같이 맞추거나, 여러 재료의 존재감을 균등하게 나누는 것도 아닙니다.좋은 칵테일에는 대체로 중심이 되는 맛이 있습니다. 다이키리에서는 럼과 라임, 올드 패션드에서는 위스키, 네그로니에서는 진·버무스·캄파리가 만드는 향과 쓴맛이 주인공이 됩니다.나머지 요소는 이 주인공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편안하고 분명하게 느껴지도록 받쳐줘야 합니다.칵테일의 균형이란 모든 맛을 똑같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분명한 상태에서 첫 모금부터 마지막까지 맛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그리고 좋은 균형을 가..

보드카 맛있게 마시는 법|냉동 보관부터 보드카 소다·칵테일까지

보드카는 향과 맛이 강하지 않아 단순한 술처럼 보이지만, 온도와 희석 방식에 따라 질감과 알코올 자극이 크게 달라집니다.차갑게 니트로 마실 수도 있고, 탄산수만 더해 깔끔한 하이볼로 즐길 수도 있습니다. 다른 재료의 향을 살리는 특성 덕분에 칵테일 베이스로도 폭넓게 활용됩니다.이번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선호하는 방법을 바탕으로 보드카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을 정리해보겠습니다.보드카는 차갑게 마셔야 할까?제가 보드카를 니트로 마실 때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병을 냉동실에 보관해 충분히 차갑게 만드는 것입니다.알코올 도수 40% 전후의 보드카는 일반적인 가정용 냉동실에서 완전히 얼어붙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액체가 조금 더 점성 있게 느껴지고 알코올의 날카로운 자극도 줄어듭니다.차가운 보드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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