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받는 럼 브랜드
1862년 설립부터 2020년대까지 만들어진 수많은 럼 브랜드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를 꼽자면 단연 바카디를 꼽을 수 있습니다. 박쥐 로고로 대표되는 이 럼 브랜드는 뛰어난 품질과 부드러운 풍미로 칵테일의 재료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돈 파쿤도 바카디 마소
바카디의 창립자, 돈 파쿤도 바카디 마소는 1814년 10월 14일 스페인의 시체스에서 태어났습니다.
1830년, 형들을 따라 스페인에서 쿠바로 이민을 가게 된 돈 파쿤도 바카디 마소 (Don Facundo Bacardi Masso)는 1844년 와인샵을 차려 주류 산업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1852년 거대한 지진과 콜레라로 산티아고가 황폐해지고, 그의 자녀들 가운데 Juan과 Maria가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파쿤토 바카디는 남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카탈루냐로 돌아가 부모와 몇 달 동안 머물렀습니다. 상황이 어느정도 안정되고 다시 쿠바로 돌아오고 보니 그는 자신의 소유였던 매장이 약탈당한 채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1855년 파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자신의 재산을 회복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급 쿠바 럼에 대한 시장의 틈새를 발견한 것입니다. 기존의 럼은 품질이 조잡하고, 균등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발견한 파쿤도 바카디는 럼을 증류하는 과정을 실험하였습니다. 그는 아내 Amalia의 대모였던 Clara Astie의 산티아고 건물에서 살고 있는 호세 레온 부텔리에라는 사람의 도움으로 증류 방법을 실험하였습니다.
파쿤도 바카디는 단일 효모를 이용한 발효, 병렬 증류, 숯을 이용한 여과 과정과 화이트 오크 배럴 에이징의 조합으로 뛰어난 품질과 부드러운 풍미를 지닌 럼을 만드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박쥐 로고의 탄생
1862년, 그는 3500 페소를 투자해 작은 럼 증류소를 만들어 럼을 생산하여 판매하고자 하였습니다. 당시 쿠바는 문맹률이 높았기 때문에 그는 상품에 자신의 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로고가 필요하였습니다.
여기서도 바카디의 아내였던 Amalia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습니다. 그녀는 양조장의 서까래에 서식하고 있던 박쥐를 보곤, 이를 로고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쿠바에서 박쥐는 건강, 가족의 화합, 부의 상징 등 좋은 의미를 지닌 동물이었습니다. 그러니 쿠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도 있으면서, 손쉽게 바카디의 럼을 각인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은 당연하였습니다. 이를 들은 바카디도 흔쾌히 아이디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 때부터 바카디는 박쥐를 로고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바카디 럼은 ‘엘 론델 무르시엘라고(El Ron Del Murciélago, 박쥐의 럼)’이라는 애칭을 얻게 됩니다.
바카디의 해외 진출
1910년 바카디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지사를 설립합니다. 1915년에는 미국 뉴욕에도 지사를 세웠습니다. 그러던 중 주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1919년 미국 정부가 금주법(The prohibition law, 1920~1932)를 발표한 것이죠.
우려와 달리, 이 금주법은 바카디의 부흥을 이끌어냅니다. 수많은 미국인들이 가까운 쿠바로 몰려들었죠. 그들의 목적은 단순했습니다. 칵테일과 유흥이었죠.
이로 인해 바카디 럼의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바카디는 매혹적인 쿠바 바와 유흥거리들을 담은 그림 엽서에 한 문구를 삽입합니다. ‘쿠바가 좋다, 바카디가 있으니까(Cuba is great, There is a reason, BACARDI)’ 라는 문구로 성공적인 캠페인을 이끌게 됩니다.
이 캠페인의 성공으로 바카디는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게 됩니다. 당시 미국의 포춘지는 ‘금주법이 하바나를 미국의 비공식적인 라운지 바로 만들었다(Prohibition had caused Havana to become the ‘unofficial’ United States saloon).’라고 했을 정도였습니다.
쿠바 혁명. 그 이후
1960년 10월 14일. 쿠바 혁명이 일어납니다. 쿠바 정부는 모든 주류 브랜드를 국영화하려 합니다.
바카디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사를 영국령인 버뮤다(Bermuda)로 이전하였습니다. 증류 공장들은 미국,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바하마 등으로 이전하게 됩니다. 현명하게 국유화를 피한 것이죠.
1993년 바카디 리미티드는 마티니 앤 로시 그룹(Martini & Rossi Group)의 인수로 기업 규모를 2배가량 확장하게 됩니다. 이후에는 공격적인 인수 행보를 보이게 되죠. 1998년에는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인 듀어스(Dewar’s)와 진 브랜드 봄베이(Bombay)를 인수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이는 더욱 활발해집니다. 아래는 바카디가 인수한 브랜드입니다.
· 2002년 : 데킬라 카사도레스(Cazadores) 인수.
· 2004년 : 보드카 그레이구스(Grey goose) 인수.
· 2008년 : 데킬라 패트론(Patrón® tequila) 주식 상당 수 매입.
· 2013년 : 리큐어 생제르망(ST-Germain) 인수.
이러한 공격적인 인수 행보로 인해 바카디는 디아지오(Diagio), 페르노리카(Pernod Ricard), 브라운 포먼(Brown-Forman), 빔(Beam Inc.)에 이어 세계 5위에 이르는 거대한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바카디 럼의 제조 과정
바카디 럼은 일주일가량 재료를 발아시킨 후 효모를 넣어 발효시킵니다. 이 때 150년 넘게 사용된 ‘바카디 레바두라(La Levadura BACARDÍ).’라는 효모를 사용하죠. 이것이 스페인 정부에게 표창받은 비밀병기였습니다. 이 효모를 당밀, 정제수와 함께 반죽 형태로 만들어 36시간 발효시킵니다.
바카디는 이 발효법으로 박테리아의 오염을 막습니다. 잘 숙성된 재료로 숙성 시간을 고려해 부드럽고 균일한 맛을 내는 럼주를 생산합니다.
럼은 증류 방법에 따라 단식 증류기를 사용하는 헤비 럼.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하는 라이트 럼으로 나뉩니다. 바카디는 헤비 럼 ‘아구아르디엔떼(Aguardiente)’. 라이트 럼 리데스띨라도르(Redestilador)’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스피릿을 다른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후 적정 비율로 혼합합니다. 블렌딩을 거친 바카디 럼은 맛은 잃지 않으면서 가벼운 바디감을 지닙니다.
증류된 원주는 알코올 도수 60%~70%의 투명한 액체입니다. 바카디는 선별된 화이트 아메리칸 오크(White American Oak)를 사용합니다. 이 오크통 안에 숯을 사용하여 아로마 진액을 더 깊게 합니다. 럼이 부드러워지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숯에는 미세한 구멍들이 있어 원주의 불순물을 걸러줍니다. 마치 보드카의 여과법과 같습니다.
숙성 단계에서 럼의 일부분이 증발되어 손실됩니다. 위스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죠. 위스키와 마찬가지로 나무가 숨을 쉬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증류주의 숙성에서 발생하는 이 손실을 "천사의 몫, 엔젤스 쉐어(The Angel’s Shere)"라고 합니다.
마무리 공정에서는 제품의 특성을 살리고 균일한 품질로 하기 위해 블렌딩을 거칩니다. 바카디에는 마스터 블렌더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파쿤도 바카디의 원리와 공식을 유지하여 균일한 풍미와 품질을 지닌 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브랜드 히스토리] 바카디 (Bacardi) 포스팅에 활용된 문서, 사이트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바카디 (naver.com))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Facundo_Bacardi)
바카디 공식 홈페이지 (https://www.bacardi.com)